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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수상작

  • 에세이

    [위드유상] 재난행동요령

    2021-11-08

  •  

    2021 성희롱 없는 일터 만들기 에세이 공모전 

     위드유상 수상작 

    <재난행동요령> 고망


    "재난처럼 갑자기 들이닥치는 지겨운 성희롱, 우리에겐 재난행동요령이 필요하다."

     

    ※ 본 콘텐츠는 위드유센터와 감자 작가가

    에세이 원문을 각색·제작한 수상작 시리즈 웹툰입니다.

     

    위드유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 서울특별시. 누군가 직장 내 성희롱이 무엇인가요 라고 내게 묻는다면. (양성평등기본법, 국가인권위원회법,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정의, 각 법률의 행위자, 피해자 요건, 위반 시 벌칙 규정과 한계) 1초의 고민도 없이 이걸 줄줄 읊을 수 있다. 2021 성희롱 없는 일터 만들기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재난행동요령. 고망.


    졸업 후 첫 직장에서 맡은 일이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 지원 업무여서 사건 처리 절차나 상황별 대응 방법을 빠삭하게 알고있기 때문이다.


    나는 계약직 직원이라 연말마다 계약기간이 종료되어 채용공고가 나기 전 동네 호프집 알바를 했다. 말풍선1(아가씨!) 말풍선2(딸래미~) 말풍선3(우리 며느리 와서 술 좀 따라봐!)


    그중 K는 나를 알바라 부르는 손님이었다. 말풍선1(어이 알바! 땅콩 더 줘! 단골이잖아) 말풍선2(사장님 내가 살테니까 알바랑 같이 맥주 한잔만 하게 해줘!) 말풍선3(어휴 피해야지)


    그러던 어느날 K가 엉덩이를 만졌다.


    효과음1(휙) 말풍선1(.......) 효과음2(모르쇠) 말풍선2(지긋지긋)


    며칠 뒤.... 효과음1(스윽) 말풍선1(선생님)


    말풍선1(지난번에도 그렇고 자꾸 그렇게 제 엉덩이 만지고 그러시면 다음엔 안 참아요.) 말풍선2(신고합니다.) 말풍선3(어어어? 만진 게 아니라... 어어어어.... 어어어어) 말풍선4(만진 게 아니면 뭐요.) 말풍선5(미안합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말풍선6(그럼 자동으로 손이 만졌어요?)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았다. 신체접촉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한 행위자 본인 진술, CCTV 당시 자리에 있었던 증인들 피해 직후 SNS에 남긴 피해 정황에 대한 글들을 고려했을 때 민 형사 소송시 승소 가능성이 있다. 수사, 기소, 재판까지 최소 6개월. 말풍선1(미..미안합니다. 화해하고 싶어) 얘한테 그만한 에너지를 쓸 가치는 없지. 말풍선2(애쓴다... 진짜)


    이것은 사이다 이야기가 아니다. 일상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기로 선택한 이야기. 재난처럼 갑자기 들이닥치는 지겨운 성희롱. 우리에겐 재난행동요령이 필요하다. 위드유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 서울특별시. 

     

    2021년 '성희롱 없는 일터 만들기'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웹툰은
    11월 말까지 매주 월요일, 수요일
    위드유 센터 인스타그램에서 릴레이 연재됩니다.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버튼
    

    ※ 에세이 웹툰 및 에세이집 저작권은

    위드유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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