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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수상작

  • 에세이

    [서울위드유상] 다음 사람

    2022-10-06

  •  

    2022 성희롱 없는 일터 만들기 에세이 공모전 

     서울위드유상 수상작 

    <다음 사람> 이지은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나를 도와 달라고! 다음 타깃은 당신일지도 모른다고."

     

    ※ 본 콘텐츠는 위드유센터와 정켈 작가가

    에세이 원문을 각색·제작한 수상작 시리즈 웹툰입니다.

     

    이혼 후 겨우 취업한 회사. 말풍선1(이건 제가 하겠습니다.) 말풍선2(아이고 이런 일까지?) 말풍선3(ㅇㅇ씨 열심히 해줘서 고마워요.) 계약직이었지만, 10년 넘게 경력이 단절돼 있던 내겐 자랑스럽고 감사하기만 한 직장이었다.



    거절해도, 못 들은 척 해봐도 A부장은 집요하게 성희롱을 이어갔다. 말풍선1(퇴근하고 술 한잔 하자~) 말풍선2(처녀도 아니면서 뭘 그리 튕겨?) 말풍선3(나한테만 잘 보이면 정규직 시켜줄 수도 있어~)


    사수에게 말해 봤지만, 이미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말풍선1(아~ A부장 그 자식은 바뀌는 게 없네. 유독 나이 좀 있는 계약직 직원만 건드린다던데. 이혼녀면 더 땡큐라고 했다나?) 말풍선2(더러워서 사표 낸 여직원들도 서넛 된다고 하던데. 휴~ 어쩌냐?)


    인사부 담당자는 부장의 편이었다. 말풍선1(성희롱이라고? 증거 있어요? 이게 무슨 성희롱이야? 계약도 몇 달 안 남았을 텐데, 그냥 관두면 되잖아.)


    열 살밖에 안 된 나의 딸아이에게는 이 일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말풍선1(엄마! 엄마 울었어?) 말풍선2(왜?)


    말풍선1(엄마 회사에 엄마를 괴롭히는 아저씨가 있어서... 속상해서...) 말풍선2(엄마! 그럼 울지 말고 싸워야지!) 말풍선3(엄마가 울기만 하고 그냥 넘어가면 그 아저씨는 다른 사람한테 또 그럴 거야!) 해답을 알고 있는 듯한 어린 딸의 말에 나는 끝까지 싸워 보기로 했다.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나를 도와 달라고! 다음 타깃은 당신일지도 모른다고.


    A부장에게 시달렸던 다른 피해자들에게 연락이 왔다. 회사를 관두셨던 분도 소문을 듣고 기꺼이 가지고 있던 성희롱 증거를 보내 주셨다. 말풍선1(이래도 성희롱이 아닙니까?)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성희롱 예방교육과 성희롱 징계에 대한 새로운 사규가 만들어졌다. 말풍선1(미안합니다.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제 손목을 잘라 버릴게요. 제발 고소만은 하지 말아 주세요...) 내 다음 사람을 위한 일이었고, 나를 도와준 많은 사람들 덕분이었다.
     

     

    2022년 '성희롱 없는 일터 만들기'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 웹툰은
    위드유 센터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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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세이 웹툰 및 에세이집 저작권은

    위드유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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